간디는 거짓말하는 아들을 어떻게 가르쳤을까?
아룬 간디는 마하트마 간디의 손자다. 어느 날 아룬의 아버지가 아룬에게 말했다.
“차를 수리해야겠구나. 정비소에서 수리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늦어도 5시까지 날 데리러 오거라.”
아룬은 정비소로 가서 차를 맡겼는데 예상보다 차 수리가 너무 빨리 끝났다. 시계를 보니 12시. 아직 다섯 시간이나 남아 있었다. 그는 영화를 두 편 동시 상영하는 극장으로 가서 표를 샀다. 그런데 영화 한 편만 보고 나오려던 아룬은 영화에 푹 빠져서 그만 두 편을 연속해서 보고 말았다. 영화 두 편이 다 끝나고 나서야 화들짝 놀라 시계를 보니 6시도 훨씬 넘었다. 그가 아버지의 사무실에 도착했을 때 아버지의 얼굴에는 근심과 안도감이 동시에 교차하고 있었다.
“아들아, 네게 무슨 사고라도 생기지나 않았는지 무척 걱정했단다. 무슨 일이 있었니?”
아룬은 갑자기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어휴, 어리석은 정비사들 때문이에요. 고장 원인을 찾지 못하다가 이제서야 수리를 끝냈어요. 곧장 달려왔는데, 너무 늦었네요. 정말 죄송해요.”
아버지는 약간 의아한 표정이었다. 잠깐 그의 얼굴이 찌푸려졌으나 다시 침착함을 찾는 듯했다.
“이제 집에 가야죠. 타세요, 아버지.”
그러나 아버지는 차에 타지 않은 채 그 자리에 꼼짝 않고 서 있었다.
“아니다. 나는 집까지 걸어가련다.”
“아버지, 왜 그러세요?”
“나는 너를 올바르게 키우고자 노력했단다. 그런데 내가 너에게 신뢰를 심어주지 못했구나. 나는 아버지로서 자격이 없다. 어떻게 해야 더 훌륭한 아버지가 될 수 있는지 곰곰이 생각하면서 집까지 걸어가야겠다. 그리고 네가 거짓말 할 정도로 내가 나쁜 아버지였다면 부디 나를 용서해주기 바란다.”
아버지는 약속시간에 오지 않는 아들이 걱정된 나머지 정비소에 전화를 걸어 전후사정을 모두 파악한 상태였다. 그러나 아룬에게는 그 말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훗날 아룬은 그날을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 후로 저는 어떤 사람에게도 거짓말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아이는 꾸지람을 들을까 봐 자신도 모르게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때 부모가 거짓말을 한 아이를 그 자리에서 잘못을 뉘우치게 하려고 눈물이 쏙 빠지도록 야단치고 체벌을 한다면 즉각적인 효과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방법은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에게 깊은 상처를 줄 수도 있다. 또 순간적인 체벌은 순간적인 효과만을 불러올 뿐이고, 아이에게 오히려 ‘체벌만 피하면 된다’라는 그릇된 생각을 심어줄 수 있다.
아이의 거짓말에 대한 부모의 대응방식은 거짓말을 한 행동 자체보다 더 중요하다. 아이가 거짓말을 했을 경우 이를 눈감아주거나 반대로 몰아세우는 것은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부모의 모범적인 대응방식은 아이에게 설득력을 주게 되므로 자녀교육의 가장 큰 도구가 되는 것이다. 자녀를 거짓말하지 않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설득’이 가장 중요하다. 그 자리에서 아이의 행동 수정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먼 미래를 내다보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주어야 한다. 아룬의 아버지는 아룬이 평생 동안 정직하게 살아갈 것을 몸소 설득한 것이다.
출처 <마시멜로 ‘두 번째’ 이야기>
작가 호아킴 데 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