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수요일 (8/17/2011)에 코의 점막 (Nasal Polyps)을 제거하는 수술을 했습니다. 간단한 수술이었고, 한국에서도 10년전에 비슷한 수술을 한 적이 있었기도 합니다. Nasal Polyps는 보통 사람들은 0개에서 5개정도 있을 수 있는데, 저는 15개가 있어서 냄새를 잘 못맡는 다던가, 코의 discharge가 생긴다던가 하는 일이 있었기때문에 그것을 제거하는 수술이었습니다. 심한 사람은 30개가 넘을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아무튼 이 간단한 수술을 10년전에 한국에서 할때는 국소마취 (local anesthesia)하고 수술하는 것을 눈으로 본다던가, 의사가 말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는데, 미국 북가주의 Kaiser에서는 전신마취를 한다고 하여 전신마취를 했습니다. 제 인생에 전신마취를 하는 것은 처음있는 일이었습니다.
마취과 의사 (Anesthesiologist)가 단발의 금발의 푸른색 눈을 가진 백인 (Caucasian) 여자의사 였는데, 친절하게 이것저것 설명하시더니, relax 해준다는 주사한방을 놓는 것을 마지막으로 저는 black out 이 되었습니다. 사실은 마스크를 써야 black out이 된다고 하던데, 제 기억으로는 마스크를 쓴 기억이 전혀 나지 않은 것을 보아서, 아마 기억이 사라졌거나, 아니면 그 전에 이미 잠이 들었거나 했던 것 같습니다.
Anesthesia에서 깨어나 보니, 이미 코에는 솜으로 잔뜩 뭍혀있고, 정신이 희미하게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소변이 무척 마려웠는데, 시도를 하는데 잘 안되었습니다. Recover를 돕는 간호사가 안되겠다고 하더니 소변기 (Urinary Catheter)를 꽂고 방광 (Bladder)에서 직접 뽑았습니다. Foley Catheter를 꽂을때 정말 아팠습니다. 그리고 그 날 밤 11시까지 소변이 나오지 않으면 응급실 (Emergency Room)을 가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다시 Catheter를 뺐습니다.
다시 밤 11시까지 소변을 보기가 어려운데다가 시도할때마다 무척 아프더군요. 아이들은 잠이 들었고, 와이프와 함께 그 밤에 다시 ER을 가기가 참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다행히 근처 사시는 집사님께 도움을 요청했더니, 집사님이 도우셔서 ER에 갔다 올 수 있었습니다. 가서 다시 Catheter를 꽂는데, 이건 정말 10 out of 10 으로 아프더군요. 나중에 집에 돌아와서 와이프에게 얘기했더니, 와이프도 아이 날때 Catheter를 했었는데, 정말 아팠지만, 아이 낳을때의 아픔보다는 덜하다고 하더군요. 새삼 아이를 낳는 그 아픔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 남자로는 경험할 수 없지만, 내 생애 최고의 아픔이라고 할 수 있었던 Catheter의 경험보다 더 아픈것이라면,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힘을 여자는 가진것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어제 화요일 (8/23/2011)에 비뇨기과 전문의사 (Urologist)를 만나기 전까지 계속 Catheter를 하고 있었습니다. 샤워도 거의 못하고 세수도 살짝 하고, 움직이는 것도 자유롭지 못하고,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중간에 피도 나는 것 같아서 한번 더 ER을 갔었다가, 그 정도의 피는 나올 수 있는 거라고, 아플 수도 있는 것이라고 하면서 그냥 돌려보내고, 그러다가 화요일에 Urology Doctor를 보았습니다. 일단 이 증세는 Anesthesia 이후에 나타나는 후유증 (Side Effect)일 수 있으니, 일단 일주일 정도 지났고 하니, Catheter Bag을 빼고, Catheter에 물을 200ml 넣어 Bladder를 채우고, 소변을 볼 수 있는지 없는지를 검사하자고 했습니다. 소변이 나오면, OK이고, 아니면, 약을 처방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결과는 Pass 였습니다. 다행히 소변이 나오기 시작하였습니다. 얼마나 반가운지, 얼마나 기쁜지. 그런데, 그 순간에 하필이면 또 병원에 Fire Alarm이 울리면서 대피소동이 있었습니다. 기쁨도 잠깐이고 다시 옷을 주섬주섬 입고 병원 밖으로 대피했다가 20분후에 다시 병원으로 들어오는 소동이 있었네요. 아무튼 소변이 나와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변비 (Constipation)도 있어서 도무지 Catheter를 한채로 변도 보지 못했는데, 집에 돌아와 힘을 주어 변을 보았습니다. 정말 시원하고, 비록 아직 코에 솜이 박혀 있어 입으로 밖에 숨을 쉬지 못하지만, 정말 살 듯 하더군요.
정말이지, 이 일을 계기로, 코 수술과는 관계는 없지만, 잘 먹고, 잘 소화하고, 잘 싸는, 이 평범하고도 기본적인 것이 얼마나 몸에 필요한 것인가하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람이 살고, 생각하고, 움직이고 한다는 것이 정말 너무나 귀한 일이고, 몸에 이상이 생겨서 저처럼 병원에 왔다갔다 하지 않는한, 정말 그 귀한 것에 대한 감사가 평소에는 나오기 힘들 었을 것입니다. 저는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하나님이 주신 이 몸의 신비는 정말 너무나 고귀하네요. 기능을 제대로 한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온몸으로 다시 깨닫게 됩니다.
귀한 경험을 하게 하신 하나님께 정말 감사드리구요, 또 남편이 아픈데도, 갓난아기와 3살 철부지 두 딸과 함께 고생많이 한 와이프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