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재미있는 한국 드라마를 봤습니다.
타임머신류의 드라마인데, 약간의 머리도 쓰면서 보는 드라마라,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기도 했습니다. 한국 드라마를 잘 보지 않지만, 몇개는 재미있게 봤었는데, 나인이 그 중의 하나로 또 추가가 될 듯 싶습니다.
송재정작가(저와 같은 학번이라 더 반갑네요.)와의 인터뷰에서 볼 수 있듯이, 나인은 9개의 향을 의미하지만, 사실은 10개이죠. 처음에 연습삼아 썼던 것이 있으니까요.
나인의 결말에 대해서는 역시 송재정작가가 열린 결말이라고 했듯이, 시청자들이 여러 상상을 할 수 있는 재미도 주었네요. 그래서 나름 다른 분들이 여러 결말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이에 저도 제 나름의 상상을 나름의 작가의 스토리보드의 논리에 맞추어서 내봅니다.
우선 작가가 설정한 향의 사용 논리를 살펴보면,
- 향은 30분만 사용가능 하다.
- 향을 쓰거나 알고 있는 사람은 바뀐 역사를 기억하고 공유하게 된다.
- 과거를 바꾸면, 미래가 바뀐다.
- 향을 모두 소진하면, 더 이상 시간여행을 할 수 없다. (이건 선우가 몰랐던 사실인데, 마지막 향을 쓰고 나면, 향은 세상에서 사라지고, 과거로 돌아간 그 상태에서 돌아 올 수 없다. 혹은 10개의 향이 다시 부활하여 세상 어딘가 다시 나온다? (이건 추측))
작가가 주고 있는 열린결말의 마지막 장면인, 선우가 형을 히말라야에 와서 “형 오랜만이야” 하는 장면으로 끝납니다.
드라마를 자세하게 보신 분은 알겠지만, 중간에 몇회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형 (정우)이 조난당해 죽었다고 하지만, 어떻게 해서 발견되었는지는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습니다. 1회와 마지막회에 히말라야 산에서 있는 정우가 있지만, 중간 어떤 회에 보면, 정우가 산 밑의 하류에서 발견된 장면도 있습니다. 저는 이 두 형이 다른 상태의 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처음 조난당해 죽은 형은 하류에서 발견된 형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 장면이 나오면서, 형이 발견되었다는 멘트가 함께 나가고 있기때문입니다. 그리고, 히말라야에서 쓰러진 형은 거의 마지막부분에서 의료봉사하고 다니는 형이라고 생각합니다. 드라마 어디에서도 히말라야에서 쓰러진 형이 조난당해 죽은 형이라고 하는 멘트가 없기때문입니다. 그리고, 둘다 히말라야로 떠나기전에 선우와 만나는 장면에서 본 외투가 둘다 같기때문에 혼동이 될수는 있습니다.
제가 보는 마지막장면의 결말은 향의 논리에 의해 결론을 지을 수 있습니다. 고등학생이었던 선우가 2012년 12월까지 살아 오다가, 민영이 20년전에 선우와 똑같은 사람이 죽어가면서 남긴 유언에 대해서 얘기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장면을 고등학생으로 자랐던 그 선우가 심각하게 생각하면서, 2013년 4월에 1993년 4월로 돌아가서 마지막일을 하고 죽어야 하는 선우에게 그 기억이 살아났을 것입니다. 그래서 공중전화 박스에서 그대로 죽지 않고 그 순간부터 다시 살았을 것이고, 과거 1993년부터 쭉 살다가 새로운 2012년에 어차피 다시 향을 찾으러간 형을 구하러 왔고, 그래서 “형 오랜만이야”라고 하면서 형에게 올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합니다.
열린결말이기때문에 여러가지 추측이 가능하겠고, 인터넷에 보니, 저와 같은 추측을 하는 분들도 꽤 있네요.
아무튼 간만에 롱위크앤드를 맞이하야 재미있게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