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인터넷과 그냥 쓰잘데기 없는 넋두리

그냥 안타까운 마음으로 글을 적어갑니다.

1. 한글 세벌식

공병우 박사께서 1949년 세벌식 한글 타자기를 시작으로 만든 세벌식은 20세기 기계문명에 한글을 접목시키는데 무척 중요한 역할을 해 왔습니다. 세벌식은 한글의 창조원리와도 일치합니다. 한글은 자음/모음으로 이루어진 두벌식이 아니라, 초성, 중성, 종성으로 이루어진 세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세벌식은 바로 이런 세종대왕께서 만드신 한글의 창조원리와 명확하게 일맥상통 하고 있습니다.

세벌식은 자판을 두드릴때 손가락을 고루고루 쓰기에 자음을 왼속으로 두번을 눌러야만 하는 두벌식보다 우선 손이 무척 편합니다.

또한 한글 창조원리를 아예무시한 두벌식의 어쩔수 없는 버그중의 하나는 도깨비불현상, 즉, “마음”라는 글자를 침에 있어서, 두벌식으로 치면, “망”이 나왔다가 다음 중성인 “으”를 치면, “망”에서 “마”로 바뀌고 다음 음절이 “음”이 되어버리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납니다. 세벌식에서는 구경도 못하는 일이지요. 세벌식은 반드시 초/중/종성으로 명확하고, 분명하게 한글을 만들게 되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게도 전두환 군사정권아래에 어떤 미친(?)놈이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듣도잡도 못한 두벌식을 표준으로 정한 이래, 대한민국의 많은 사람들이 두벌식으로 타이핑을 치며, 도깨비불 버그가 익숙해 진채로 살게 되었습니다.

2. 한글 조합형

세벌식과 함께 컴퓨터 한글화에 또한 아픈 역사입니다. 한글은 다시 말하지만, 초성 19자, 중성 21자, 종성 27자의 67자의 자소로 조합하면, 이론적으로 11,172자의 어떤 글자도 만들수 있는 세계 역사상 가장 뛰어난 과학적인 글자임에 분명합니다. 한글 조합형이란 이런 한글을 조합으로 구성된 코드를 얘기하는데, 이 조합형이 최근 윈도우즈를 제외한 다른 운영체제 (맥OS, 리눅스, 솔라리스등등)에서 표준으로 채택한 UTF-8이 나오기 전까지, 한글 한자를 하나의 영문자 알파벳 글자처럼 취급해버린 완성형과의 기나긴 싸움이 있었습니다. 결국 완성형의 형태를 가져간 utf-8으로 옮겨간후에는 그 이상의 싸움이 없었지만, utf-8의 맵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중국어 다음으로 한글이 가장 많은 글자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한글 한자,한자를 모두 코드화 해버렸기 때문이지요. 사실을 67자만 있으면 되는 일인데도 불구하고 (물론 이론적으로만..) 무려 11,172자의 선별된 한글코드가 생겨버린 것이지요. utf-8으로 정해진 이상 더이상은 어쩔 수 없지만, 한글은 조합형이 맞는 원리입니다. 이것 역시, 완성형과의 싸움에서도 역시 정치적인 싸움에서 밀렸더랬지요.

3. 오픈 웹

이제 21세기를 넘어서, 한국에서의 인터넷 인프라는 세계에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정도로 빠르고 신속하고 진보된 형태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거기에 걸맞지 않는 불명예스럽게도 대부분의 한국의 웹페이지들 (관공서, 금융권 포함)은 특정 OS의 특정 브라우저만을 고집한채로 정체되어 있습니다. 최근에 김기창 고려대 교수가 제시한 오픈웹 운동으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으나, 정작 한국의 법원은 엉뚱하게도 특정OS의 특정 브라우저를 고집한 금융결제원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한국 웹에 대한 한가닥 희망이었으나, 그것마저 무참히 꺾어버리는 사회에서 참 희망을 갖기란 힘든 사회가 아닌가 하는 낙심이 되기도 했습니다.

4. 결론

기도해야겠습니다. 🙂

p.s. “장애인 올 일도 별로 없는데 설치할 필요 있나…”라는 기사를 보고, 중앙정부 기관의 사고방식에 대해서 또 한번 놀라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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