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기본적으로 자유를 사랑합니다. 내가 인터넷을 기쁘게 생각하고, 이것의 유익에 대해서 생각해본 것은 1994년에 모질라를 보기 시작하면서, 그리고 WWW의 창시자인 Tim Berners-Lee의 인용구인 왜 World Wide Web이 존재하는가에 대해서 또한 감명을 받기 시작하면서였던 것 같습니다. 인용구에도 있지만, WWW의 탄생은 그동안 어떤 문서를 특정한 소프트웨어, 특정한 컴퓨터, 특정한 OS에 한정하여 접근을 용이하지 못하게 하는, 쉽게 말해, 문서의 접근성에 대한 자유를 제한하고 있는 세계에 굉장한 혁신을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 자유를 사랑함에 있어 인터넷이 가져다 주고 있는 정보의 자유성에 대해서 두말할 필요없이 적극적으로 지지자하는 사람들중의 하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자유의 정신은 90년대 말과 21세기 초반에 걸쳐서 한국 인터넷계에 상당부분 오염이 되게 되었는데, 그 역할은 Microsoft사의 IE도 아니고, Windows도 아닌, 모든 웹페이지를 MS Windows OS상의 IE에서만 독특하게 보이게끔 만들어 버린 IT 관계 종사자들이었습니다. 이것은 유독 한국만 있는 현상은 아니었으나, 독특하게도 한국에서의 그 자유의 제한함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볼때 상당히 광범위하게 적용이 되었던 듯 싶습니다. 대표적으로 IE의 ActiveX에서만 돌아가는 한국의 관공서 사이트와 은행등의 사이트들이 있지요. (세계 어느 나라 관공서 홈페이지를 가보더라도 어떤 브라우저로 제한하는 것은 없는 것은 물론, 심지어 시각장애인까지 고려된 웹페이지를 볼 수 있습니다.)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열악한 철학의 부재가 가장 큰 역할이었던 듯 싶습니다. (저는 종교와 철학의 부재가 한국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이는 다른 글에서 다시 나중에 쓰도록 하겠습니다.) 결과적으로 원리와 그 철학이 빠져버린 인터넷의 붐은 원래의 취지와는 매우 다른 방향으로, 또 한편으로는 부정적인 측면으로 두곽되어지게 되어진 듯 싶습니다.
한국에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생각지 못했던 여러가지 부정적인 측면들이 많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자살 사이트, 무분별한 성인 사이트등이 있었지만, 또 하나의 명확하게 나쁘다고 선을 그어버리지 못한 것이 악플러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이 악플러의 탄생 (사실 탄생이라고 할 것도 없이, 인간이 가진 악한 본성에 의해 나타났지만) 과 그 악플러를 양산시키는데 큰 일조를 한 것이 dcinside.com 이었습니다. 원래는 디지털 카메라와 함께 등장하여 사진을 올리는 사이트였지만, 글보다는 사진이 더 큰 효과가 있기에 (A Picture is worth a thousand words, :))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그들의 독특한 문화(?)라고 주장하면서까지 특이한 말과 댓글문화가 등단하기 시작했습니다.
dcinside.com에서는 그 당시 다른 웹서비스를 제공하는 곳과는 달리, 익명으로 누구나 글을 올릴 수 있는 자유를 허락했습니다. 그리고, 악플이 있다고 해서 크게 제재하지는 않았지만, 노골적인 성적인 묘사나 잔인한 사진들을 올리는 사람에 한해서는 제한을 했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dcinside.com나름의 어떤 철학이 있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만, 사실 많은 사람이 오고가는 사이트에 카메라 광고나 기타 회사들의 광고는 효과적이기 때문에, dcinside.com측도 광고를 제공하는 회사측도, 그런 악플에 대해서, 그 누구도 제재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것은 악플러와 사용자의 책임이지, 그들이 관여 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더군다나 그런식으로 사람을 제한할 경우에 받는 손해가 더 크기에 결코 양측은 제재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할 필요도 없는 것이었지요.
그런 악플러의 양산은 자기마음에 들지 않는 만화를 제공하는 작가들이나 마음에 들지 않는 연예인을 공격하는 것으로 해서, 타인의 인격을 무시하는 것은 기본으로, 타인들의 관심사를 철저하게 괴롭히고 무시하는 방식으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인 연예인으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문희준이 있었죠. 그 이후로, 한국 연예계나 사회계에서 발생되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모든 것들은 모두 공격의 대상이었습니다. 대충 기억나는 것이, 유승준, 황우석 박사, 아프간 피랍된 선교사들, 디워, 그리고 최근의 이명박 등의 키워드가 있네요. 당연한 얘기겠지만, 이들은 dcinside.com에만 머무르지 않았습니다. 모든 포탈 사이트들의 댓글에도 그 현상이 나타났고, 초반에는 사실 그런 포털에서는 그 분(?)들을 반겼습니다. 사람의 숫자는 그 웹사이트의 파워와 비례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사업은 자선사업이 아닌이상, 그들이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악플을 이용할 수 있다면, 이용하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물론, 공공연하게 악플을 반기는 사업자는 없습니다. 내심으로는 악플러가 없이, 사람들의 숫자가 많이 있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기에, 여러가지 간접적인 방법등으로 dcinside.com과 다른 포털은 그들을 회유하려고 수도 없이 많이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한번 양산된 악플은 계속 번지게 되고, 21세기가 밝은지 10년이 되기 얼마전인 이 시점에서는 악플이 없는 dcinside.com과 포털은 상상할 수 없는 곳이 되어 버렸습니다. 🙂
자유는 우리에게 너무 많은 말할수 없이 큰 유익을 줍니다. 반면에 그 자유를 악용하게 되면, 악용하는 자유로 인해,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많은 사람들의 자유를 다시 제한하는 역효과가 나게 되어집니다.
제가 생각하는 웹문화의 자유는 이렇습니다. 실명이나 회원제는 결코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어느정도까지는 미세하게 효과가 있기는 합니다.) 사용자들이 스스로 정화 할 수 있는 기대를 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오직 유일한 대안은 그 사이트를 운영하는 운영자들이 보이지 않는 문화 파괴에 대한 책임의식과 분명한 철학을 가지고 악플러를 제한 하는 것외에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운영자들이 가진 파워가 악플러가 가진 파워보다 결코 클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악플러가 아닌 다른 유저들이 입다물고 가만히 있는 것도 옳은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악플러가 악플을 올릴 자유가 있다면, 다른 유저들도 운영자의 운영에 대해서 얼마든지 건의하고 요구할 수 있는 자유와 권리가 훨씬 더 많이 있습니다. 물론, 그 결정과 policy는 전적으로 운영자에게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만, 운영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말 못할 이유도 없는 것입니다.
운영자가 나서지 않는다면, 결국은 사용자들끼리의 법적인 공방으로 가겠지만, 문서화 되어서 법적인 책임은 없다고 할지라도, 저는 각 사이트를 운영하는 운영자들이 동시에 도덕적인 책임이 분명하게 있다고 믿습니다.